2013/03/23 03:39

30살이 되서 다시 본 영화 1탄: 이터널 선샤인 오브 더 스팟리스 마인드 (2004) 애기엄마의 영화방_감상

네이버에서는 내가 무엇인가 배울 수 있는 유명한(?) 웹툰 작가들이 많아 블로그를 하기 시작했는데,
여기에서 또 다른 좋은 점이 영화 리뷰 챌린지 프로그램이라는 것이예요.

한달에 최소 3편의 영화 리뷰를 올리는 약속.

개인적으로 했다면 작심삼일로 끝났을텐데, 약속을 지키려는 책임감 때문에  

리뷰를 올리려는 노력을 조금이라도 더 하게 되네요. 허허허.


처음에는 지난 1월에 보았던 라이프오브파이에 대해 쓰려고 하다가

어젯밤 충동적으로 결심해서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를 다시 들춰보게 되었어요.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원래 짐캐리랑 케이트 윈슬렛이랑 얼음 위에 누워있는 게 많이 보이는 포스터인데,

위에 포스터는 평소에 보지 못했던 거라 올려보았어요.

영화의 메시지를 너무 대놓고 적나라하게 드러놓는 거 같아서 선택 안했나봐요.

 

 

여튼, 이 영화를 개봉하자마자 본 건 아니고, 빌려서 보았으니  

10년은 아니고 처음 영화를 봤을 때로부터 7-8년 정도의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네요.

 

 

10대에는 사랑에 있어서는 빈 폴더같았는데, 

20대라는 청춘이 지나가면서

이제 저도 옛 연인이라는 존재도 생기고. 지금 곁에는 멋진 인생의 동반자도 생기고.

함께해서 즐겁고 행복한 추억도 있고.  

내 가슴이 쓰라린 추억도.  

상대방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순간들도 그려지게 되었어요. 

 

 

선명한 기억에서부터,  

마치 인상주의 그림처럼 아련한 모습들도  

마음 한구석 폴더 속에 겹겹이 쌓아둘수 있게 되었네요. 

 

 

미쉘 공드리 감독. 짐캐리와 케이트 윈슬렛 주연한 이터널 선샤인.

이별을 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추억을 상대적으로 간단한(?) 의학기술로 송두리째 없애버리고 싶다는 생각은 해보았을꺼예요.

 

그러면 오랫동안 가슴앓이하지 않아도 되고, 새로운 시작을 하기도 다소 손쉬울테니까요.ㅎ. 

 

이터널 선샤인은 이런 기술이 가능해졌을 때, 이 선택을 감행한 연인의 이야기이지요.  

 

 

예전에는 눈여겨보지 못하였는데,  

추억이 지워지는 순간순간들. 그리고 무의식 안에서 한겹한겹 추억이 뜯겨나가는 과정들과 같이 

현실에서 동떨어진 기발한 아이디어들인데도, 그 연출이 상당히 매끄러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선택을 되돌리고픈 혼란스러운 인간 자아,

무의식 안에서조차 사랑하는 사람과 잘못된 선택으로부터 도피해나가는 모습까지 놓치지 않아서

많은 부분에서 심리적인 공감까지 깊게 이끌어내더라고요. 

 

 

미셀 공드리가 감독했던 수면의 과학과 이터널 선샤인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 

스파이크 존즈의 존 말코비치 되기

카메론 크로우의 바닐라스카이

 

 

제가 좋아했던 몇몇의 영화들이 이런점에서 보면 감독들이 비슷한 부분,

인간의 무의식, 그리고 무의식이 투사되는 꿈이라는 새로운 차원에서 상당히 큰 영감을 받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는 무심코 흘려보내는 이런 소재들에 대해 예술가들은 상당히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 같습니다.  

 

 

저도 종종 기억할 수 있으면 그 때 그 때 인상적인 꿈의 내용을 적어놓곤하는데, 

기상천외한 내용도 있고, 일상적인 이야기,  

앞뒤가 연결되진 않는데 꿈속에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이야기들까지 참 많은데요. 

스토리텔러의 입장에서 꿈이라는 것이 정말 강력한 뮤즈라고 생각이 되요. 

 

 

다시 이터널 선샤인으로 돌아와서,

단 하룻밤 만에 연인과의 추억을 송두리째 뽑아낼 수 있는 의학 기술은 없지만

우리는 오랜 시간에 걸쳐 동일한 수술을 하곤하지요. 

 

오랜시간에 걸쳐 종양처럼 느껴지는, 혹은 종양처럼 느껴야만 하는 추억 덩어리들을  

없애고 떼어내고 다시 재발하면 다시 잘라내고 지워내기를 반복해서 이 세상에 없었던 존재인 것처럼 만들고는 하지요.

(물론 옛 연인과 친구처럼 지내는 경우는 예외임.ㅋ.) 

 

무슨 대화를 했는지, 무슨 옷을 입었었는지, 날씨는 어땠는지, 어떤 곳에 갔었는지  

기억이 흐리멍텅해져서

지금 살기에 너무 편하고 좋은데,

근데 영화에서 추억의 마지막 파편으로부터 자아를 분리해내는 주인공을 보면서

잠깐이지만 저도 아릿한 마음도 들었어요. 

 

이별의 순간이 슬프다기보다는 제가 차인 입장이라 ㅋㅋㅋㅋ

이별로부터 회복해나가는 시간들이 좀 힘겨웠거든요.  

여튼 이렇게 불현듯이 삶의 모자이크를 붙여내는 것이 아마도 예술의 힘인 듯해요!  

 

 

그나저나 이제는 결혼해서 이런 마음의 대수술 할 일이 없어서 너무 다행이예요. ^^ ㅋ

 

한번 이 영화를 보셨더라도, 다시 한번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p.s: 헐리우드 영화 배우들의 옛 모습을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인데요, 

워낙 유명한 짐캐리와 케이트 윈슬렛. 키얼스틴 던스트는 말할 것도 없고 

반지의 제왕의 주인공이었던 일라이저 우드와 어벤져스에서 헐크로 나왔던 마크 러팔로까지 볼 수 있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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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3/03/24 01:5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3/24 02:2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3/24 03:3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3/24 09:0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bgimian 2013/03/24 01:52 #

    ㅠㅠ너무 좋아요. 미셸공드리 감독 이번에 Mood Indigo라고 신작내던데요...
    티저보니까 대충 '비카인드리와인드 + 수면의과학'에 '이터널 선샤인'같은 먹먹한 분위기도 가지고 있는거 같아서 기대되네요! 이 글보니까 갑자기 그게 생각나네^^;
  • Ren 2013/03/24 03:30 #

    이렇게 좋은 정보를 공유해주시다니, 너무너무너무 감사드려요!!!
    으아아아아아- 새로운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너무너무 신나네요.유후-!!

    위에 댓글 달아주신 블로거님께서도 영화취향이 비슷하다고 하셨어요. ^^ 아마도 지금 이 글을 보러오신 분들은 미쉘 공드리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이미 있기 때문에 부족한 제 글을 읽어주시는 것 같아요. 좋은 정보니까 핑백으로 올려놓을께요. 일단 보기에는 프랑스 개봉작같은데, 미국에서 볼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흑흑-

  • Ren 2013/03/24 04:03 #

    ^^;;;두분에게 동시에 댓글을 달 수 없어서 그냥 여기에 적어봅니다. 저도 아직 영화를 보진 못했는데 이터널 선샤인을 좋아했던 제 친구가 시네도키 뉴욕이라는 영화를 추천해주더라고요. 이터널 선샤인의 시나리오 작가인 찰리 카우프먼의 감독 데뷔작이라고 합니다. 미쉘 공드리에 초점을 맞추다보면 좀 식상할 수도 있으니까 색다른 길을 모색하고 싶으시다면 이 영화를 보는 것은 어떨까요? 저도 아직 보진 못했어요.ㅋ먼저 보시면....업뎃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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